사건의 발단: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쌍방울그룹 김성태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공식적인 외환 신고나 통일부 승인 없이, 제3국을 경유하는 경로를 통해 전달되었다.

검찰은 이 송금의 명목을 두 가지로 주장했다. 경기도가 북측에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 500만 달러, 그리고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라는 것이다. 그러나 300만 달러가 이재명의 방북 비용이었다는 주장은 검찰이 이화영의 진술을 근거로 구성한 것으로, 이 진술 자체의 신빙성이 현재 심각하게 의문시되고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 과정에서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으며, 2025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과 벌금 2억 5000만 원이 확정되었다.

검찰의 수사 확대: 이재명을 주범으로 만들기

검찰은 이 사건을 이화영 개인의 범죄에 그치지 않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까지 공모자로 기소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이재명이 대북송금을 지시하거나 인지한 상태에서 공모했다는 구도를 만들려면 이화영이 그에 부합하는 진술을 해야 했다.

녹취록 공개: 박상용 검사의 진술 회유

2026년 3월, 사건을 담당한 박상용 검사와 이화영의 변호인 서민석 변호사 사이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검찰 수사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녹취록에서 박상용 검사는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보석 석방, 추가 영장 미청구, 공익제보자 인정 등의 혜택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원하는 진술을 유도한 것이다.

추가 녹취에서는 그보다 한 달 전부터 박 검사가 변호인에게 "이 부지사를 한 번만 만나달라, 밤에라도"라고 요청하며 조직적으로 이화영을 설득해 이재명 관여 진술을 만들어내려 했던 정황도 확인되었다.

이 녹취록의 존재는, 이재명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대납이라는 검찰 주장의 핵심 근거가 검사가 설계한 시나리오에 따라 만들어진 진술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검사의 반박과 국정조사

박상용 검사는 녹취가 짜깁기되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이 먼저 이화영을 단순 뇌물 종범으로 처리해달라는 제안을 한 것이고, 자신은 그것이 어렵다며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검사가 증인 선서를 거부하면서, 떳떳하다면 왜 선서를 거부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민단체들은 박 검사를 고발하며 구속을 요구했고, 법무부는 감찰을 진행 중이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단순한 대북송금 사건을 넘어,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수사를 설계하고 진술을 조작했는지를 묻는 사안으로 확대되었다. 검사가 직접 피의자 측에 "이재명을 주범으로 만드는 자백"을 요구한 녹취록이 존재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검찰이 주장한 내용들 — 특히 이재명의 관여를 뒷받침하는 진술들 — 의 신뢰성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